새해되면 많은 분들이 금연하기로 굳은 결심을 합니다만, 새해가 되어도 뭐가 달라진 적은 없었을 겁니다. 굳은 결심으로 멀쩡한 담배만 버리고 그 다음날 다시 구매하는 멍청한 짓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최소 3년 이상 금연에 성공 중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무심하게 돌아오는 답변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냥 안피면 되던데?" 짜증나지만 이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며 금연 성공의 기본 중의 기본을 되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년 흡연후 3년 째 금연중인 진심어린 경험담 입니다.
1. 누구나 실패할 수 있으니 낙담하지마라?
- 아닙니다. 낙담하셔야 합니다. 그 정도 각오도 안될 정도로 금연을 시도하셨다면 그냥 맘 편히 다시 흡연을 하시는게 정신적으로 나을 수도 있습니다. 금연은 아주 오래된 습관을 한 순간에 단칼에 짤라버리는 매우 힘든 여정입니다. 미친듯이 좋아했던 애인이 떠나갔을때 죽도록 가슴 아픈 기억이 있을텐데, 금연은 그것보다 더 심한 고통이라 보면 됩니다. 옛 연인은 다시 만나기 힘들지만, 담배는 언제든지 아주 손쉽게 만날 수 있으니까요.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말은 애써 다시 금연을 시도하라는 위안의 말일 뿐입니다. 진지하게 신중하게 단호하게 금연을 시도 하시길 바랍니다.
2. 흡연욕 < 식욕
-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단호한 결의가 아니고선 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담배 끊은 놈이랑 친구하지마라"라는 명언이 등장합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금연에 성공해야한다면 단호한 결의의 전제조건 하에 아주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식욕입니다. 식욕이 흡연욕보다 더 큽니다. 딱 하루만 굶겨놓고 밥이랑 담배 중 고르라면 누구든 밥을 고릅니다. 사람은 이성의 동물이니까요. 그래서 흡연이 생각되지 않도록 소식과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전의 자신과 다른 사람 (좋은 말로 개과천선)이 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들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과식을 한 후엔 흡연욕이 커지지만, 소식을 하면 흡연욕보다 식욕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와 병행하여 운동까지 하면서 금연을 실천한다면, 이 정도면 본인은 일반 사람이 아니라 거의 사이보그라고 느껴지실 겁니다.
3. 금연의 가장 큰 이유 : 냄새
- 일반적으로 금연을 해야하는 보편적인 이유를 들자면 폐암, 모든 병의 근원, 후두암, 피부암, 충치 등 전혀 와닿지 않는 얘기만 합니다. 20년 동안 담배를 피면서 내 폐를 엑스레이를 찍든 사진으로 보든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며, 피부도 그럭저럭 괜찮았고, 목 상태도, 충치도 그냥 보통사람이었습니다.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담배 냄새에 찌든 머리카락 냄새, 옷 냄새 등이 흡연을 하는 자신에게도 역하게 느껴질 때는 분명히 많이 있었습니다. 담배를 피고 향긋한 방향제 냄새가 나는 아늑한 커피숍에 들어갔는데 제게 담배 찌든 냄새가 저 스스로에게 납니다. 주변 환경과 달리 나 자신은 너무나도 더러운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이 냄새는 남에게도 불쾌감을 주지만 나 자신에게도 불쾌감을 줍니다. 정말로 부끄러워해야하고 금연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4. 맘 편히 피세요.
- 금연을 하든 흡연을 하든 내 자유입니다. 내가 내 돈 주고 흡연하며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그리고 담배 구매에 대한 금전적인 부담도 없으며, 당장 건강상의 문제도 없고, 오히려 답답할때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해주고, 때로는 심심함을 달래는 친구처럼, 오랫동안 내 옆에 항상 있어주던 애인처럼 대해주고, 알게모르게 흡연자들끼리의 끈끈한 인연도 생기게 되고, 진짜 금연을 해야되면 언제든지 쿨하게 보내줄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가진 내 자유 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한낱 미약한 인간일 뿐인 (나도 모를) 자기위로 하는 모습을 보이며 새해 다짐은 또 다시 반복됩니다.